
페르소나 시리즈를 해보신 분이라면 OX 노가다라고 알고들 계실겁니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몬스터 둘을 합체시킬 때 기존 스킬중 일부를 전승받을 수 있는데, 이 전승되는 스킬이 랜덤이예요. 합체를 취소했다가 다시 하면 또 전승스킬 목록이 바뀌죠. 이걸 원하는 구성이 나올때까지 결정(O)-취소(X)를 반복하는걸 OX 노가다라 합니다.
페르소나를 해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만들어 본다는 메사이어라고 최상급 페르소나가 있는데, 얘가 조합법은 하나밖에 없는 주제에 조합재료가 거지라 여기저기 다른 애들을 조합하고 조합해와서 스킬들을 업어와야 하죠. 얘 만드는 중인데,
이걸 3일째 하고 있습니다. 썅!!
매일 지하철 왕복 한시간 반씩 사흘째요... 호롤룰루...
원하는 스킬은 왜이리 전승이 안 되고 왜 걸핏하면 빨간불이 부와앜 하더니 손이 미끄러졌네~ 하면서 딴 놈 나오고... 어째 나오는 놈은 항상 로키야? 이놈만 네번은 본 거 같아요.
여튼 어제도 지하철에서 그 짓을 하고 있는데, 옆에서 시선이 느껴지더군요. 요놈아 난 흰자위로도 글씨를 읽는 몸이다. 허리만 살짝 펴서 옆사람을 봤더니 아니나 다를까 저 하는걸 보고 있더라고요. 근데 이상한게 근 5분을 계속 쳐다보는 겁니다.

근데 이런 기계적인 행동이 장시간 계속되면 말입니다, 왜 가끔 있잖아요, 뇌 명령이 닿기도 전에 몸이 자동으로 움직이는거... 몇 시간째인데 왜 없겠어요.
그것이 실제로 일어난 겁니다. 분명 두 눈으로 깔끔한 스킬 구성이 나온걸 확인했는데 손가락은 이미 X를 더블클릭, 사흘을 기다려온 드림세팅을 날려먹은 겁니다. OH MY FINGER
사실 이런건 실수를 한것도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아요. 원체 빠르게 훑고 지나가니까요. 근데 그때만은 유독 두 눈에 확실히 각인된 상태로 지나가버렸죠.

그엉렁ㄹ러얼렇 하고 있다가 옆을 보니, 아까 그 양반 거동이 수상하더라고요. 고개를 돌리고 딴데를 쳐다보고 있는데,
어깨가 바들바들 떨리고 있어...
웃고 있어!
너 이 새퀴 아는구나!!
그걸 아는 니가 이럴 수 있냐!!!
웃고 있어!
너 이 새퀴 아는구나!!
그걸 아는 니가 이럴 수 있냐!!!
... 사실 묘하게 반가운 마음에 말이나 걸어볼까 했더니 짐 들고 다른데로 뜨시더군요. 쳇.
혹시 보고 계시면, 다음에 만나면 인사나 하죠 (...)
덧글
더 골든에선 그것도 선택할수있다고 들었는데 정말 편할거 같네요..
진짜 이 짓으로만 플레이타임 20시간은 늘린거 같아욬ㅋㅋㅋㅋ
가슴이 너무나 아픕니다.... orz
이건 골든 와서도 안 고쳐진거라 죽겠습니다 ㅋㅋ
고정 스킬이라면 무도의소양이랑 랜더마이저였던가... 이걸 왜 크리스마스에 넣어 놓냐고-_-
만약옆에서 노가다 실패의 장면을 보면 웃음을 참지 못할것 같습니다.
그걸 알면서 이러나요 어렁ㄹ헝러헝ㅀ
"새벽의 명성"이라던가...
"마하타루카쟈오토"라던가...
게다가 1회차에 대부분 스킬카드를 다 개방하고 날려먹고 보니까 이제와서 다 키웠던 놈들 다시 키우기 귀찮아요...
그 심정을 아는 사람이니까 더 웃기죠.
예전에 밤새면서 OX노가다 했는데, 저 짓을 세번이나 했던 적이ㅠㅠㅠㅠ
지금 웃고는 있는데 눈에는 땀이 납니다. 웃어서 나는 걸 거예요. 아마도(....)
P4에서는 완벽한 요시츠네 한번 만들어 보려고 했다가 이게 사람이 할 짓이 아니란 것 깨달아서 그냥 액플 돌렸습니다(...).
시작한 이상 마무리는 지어야겠는데 이젠 뒤도 안 보이고 앞도 안 보여요... OTL
저는 P3 FES를 PS2로 해서 저런 광경을 만든 적은 없지만 P3 후일담할 때 전서가 없는 거 때문에 본편에 비해 정말 별거 아닌 스킬을 넘기는 것에도 많은 고생을 한 기억이 납니다... 황룡 따위... 흑흑...